사십 넘고 나니
동기들중에 서울에 집 있는놈, 서울에 집 없는 놈으로 나뉘고,
또 그 중에도 강남에 집이 있는놈 강남에 집 없는 놈으로 나뉘고...
요 몇년간 부동산 열풍으로
누가 몇억을 벌었네, 누군 벌써 자산이 몇십억이네....
음. 솔직히 나는 거기에 끼지 못했으니 부러운 적도 있었고.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내 한 몸 누어 잘 곳 있고, 옷은 적당히 몸 가리고 추위 피할 정도 있으면 되고,
밥은 먹고 살겠고.
늙어 병들면 어차피 죽는거 아닌가.
그래서 그게 부러울 게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문득 이 세상을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식빵에 핀 곰팡이처럼,
불룩 불룩 피어 있는 도시들을 보면서
징그럽다고 생각할까 경이롭다고 생각할까.
인간은 어떻게든 그 바운더리 안에 들어가 밀려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는데 말이지.
그 속을 헤집고 바라보면
촘촘하게 이어져 있는 균사의 견고함과, 그 끝에 맺힌 풍성한 포자들의 향연.
우리는 이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황홀해하며 그것을 얻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다른 시점으로 음식의 표면을 좀먹는 혐오스런 생물의 본거지로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의 삶이 영원히 이어질 것 같다는 착각은
내가 디딘 땅, 내가 가진 물건에 대한 집착으로 인간이란 존재를 규정하려들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백년 남짓의 시간은 우주적으로 보면 찰나일뿐인데.
다들 욕심을 부리고,
부러워하고,
과시하고.
없어서 죽고,
있어서도 죽고.
정태춘 선생님의 노래 가사에서처럼.....서울이라는 낯선 이름과.....
오늘의 짧은 백일몽을 마침.